INFO2018. 7. 4. 13:14

INFORMATION

*트리거 워닝* 촉수, 강압적인 관계 등, 원작을 무시한 설정이 다수 등장합니다.

위 소재가 불편하지 않으신 분들께서만 구매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성인본이므로 신분증 확인합니다!


밤의 궤적 [요슈아X에스텔]

19세미만구독불가 / A5 90p 예정 / 떡제본 / 10,000원

written by. 렙 / no one / HL

cover illustration by. elemental


그리고 그 후에 by. 렙


Never by. no one


일식 by. HL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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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
카테고리 없음2018. 7. 4. 12:52

INFORMATION

소개문에 엔딩 네타바레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성인본이므로 신분증 확인합니다!


히카게를 행복하게 하는 세가지 방법 [히카게X베니유리]

19세미만구독불가 / A5 43p 예정 / 떡제본 / 5000원

cover illustration by. ttottoal


줄거리:

 Scene. Past

 “만약 네가 우리가 살았던 시대에 같이 있었더라면……”

  헤어지기 전, 히카게가 혼잣말처럼 했던 말. 무슨 신의 장난인지, 그 말대로 베니유리는 시간을 거슬러 오르게 된다. 꿈속의 기억 그대로인 서양관에서 병약한 소녀와 무뚝뚝한 소년을 맞닥뜨리는 베니유리. 과연 그녀는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가혹한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Scene. Present

 악몽에 시달리다가 잠에서 깨어난 히카게의 모습은 평소 베니유리가 알던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다가오지 말라며 화를 내는 그에게 이유를 묻자, 히카게는 예상치 못했던 행동을 취한다. 갑작스럽게 입술을 빼앗기고 당혹스러워하는 베니유리. 그런 그녀에게 히카게는 네가 잘못한 거라며, 다시 입술을 겹치는데……

 Scene. Future

 만화경의 조각을 모아 현실로 돌아온 베니유리. 전하지 못했던 감정을 지우지 못한 채, 베니유리는 남은 기억만을 되새긴다. 그러던 어느 날, 베니유리는 신호등 고장 때문에 교통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된다. 차에서 내린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자, 베니유리는 그를 보고 어딘지 익숙한 눈동자에 무심코 말을 내뱉는다.

 “히카게?” 


샘플


표지

Posted by H/L
INFO2016. 9. 13. 05:54

 언디나이어블
 Undeniable

 글: HL
 표지/삽화: BUN
 발매일: 2016년 9월 13일
 판매서점: 리디북스

2013년도 봄에 썼던 글이니 벌써 3년이나 묵은 원고네요. 당시만 해도 한국은 관능 소설 같은 게 대중적이지 않아서 이 책을 정식으로 출판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때는 제목도 Nurse 'n Sniper이었... (제목이 스포일러)

계속 미련이 남아서 후속작도 끄적이고 하다가 밑져야 본전이지 하는 생각으로 투고를 했는데 운 좋게 우신출판사에서 받아주셔서 이렇게 선을 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0<!

그 결과 3p 부분이 완전히 잘려나가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해야 했죠 orz 아니, 뭐... 무리일 거라 고는 생각했지만... ( mm)

여러분 ntr은 좋은 겁니다! 조금만 열린 마음을 가지고 받아주시면, 앵스트와 텐션과...ㅠㅠ (곧 죽어도 마이너)

차마 후기에 이런 말을 적을 수가 없어서 굳이 블로그에 이런 이야기를 적고 있는 저도 정말 미련이 넘치죠...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기본적으로 김간 네타를 쓰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두 사람의 운명이 사랑을 하게 한 게 아니라, 사랑이 두 사람의 운명을 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어요.

환생이나, 운명이 맺어준 연인 같은, 그런 로맨스의 클리셰를 보면서 과연 저들이 그래서 행복했을까? 하는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한 이야기였죠.

초안에는 없었던 센티넬버스 설정을 넣은 것은 제 설정을 설득시키는 것보다 기존에 익숙한 설정을 이용하는 편이 더 편해서. 그리고 중단편의 길이다보니 일일이 설정을 풀어낼 시간이 부족해서였는데, 막상 쓰고 보니 이야기가 잘 맞아 떨어져서 만족스러워요.

3p가 잘려나간 것은 좀 아쉽긴 한데, 그만큼 주인공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 있어서 나쁜 변화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글을 고치는 와중에 뜯겨나간 머리카락만으로도 아마 가발 하나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처음으로 출판사와 같이 일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출판사에서 교정을 봐주는 데에 대한 편안함과, 직접 파일을 확인하지 못하는 데에 대한 불편함을 등가교환한 느낌입니다... 오타... 고쳐주실 거죠...? ( mm) 띄어쓰기 오류 수정 완료! >ㅅㅇb

기회가 된다면 후속작도 선보이고 싶습니다만 이건 반응을 보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심)

트위터에서 RT 이벤트 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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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
INFO2016. 9. 13. 05:15

 떨어진 천사의 날개
 The Feathers of a Fallen Angel

 글: HL & no one
 표지/삽화: 꿀강아지
 발매일: 2016년 2월 4일
 판매서점: 리디북스YES24알라딘

본편 집필 기간이 단 열흘이었던 무서운 작품.

no one님과 함께 2015년 여름의 마지막을 불살랐습니다. 오토메 게임으로 주인공이 트립하는 아주 단순한 플롯으로 시작한 이야기였는데 어느새 얀데레가 되고, 근친(?)이 되고, 메리배드(쓴 사람은 해피라고 우기는) 엔딩이 되어버리고 ◑_◑...

원래는 딱히 출간을 목적으로 쓴 글은 아니었는데 하다보니 흥에 겨워서 투고도 하고 그 김에 elemental님 모셔서 개인지 삽화도 하고, 또 한 술 더떠 아예 이북까지 손대면서 꿀강아지님과 함께 작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는데 보신 분들은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여러모로 실험적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대중성을 위해 타협한 부분이 정말 눈꼽만치도 없어서 그 정도로 먹혔다는 게 신기하네요. 역시 더 큰 대한민국...

생각해보면 오토메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그렇게 대중적인 개념이 아닌 것 같은데 독자분들이 쉽게 따라와 주셨던 것도 신기했어요. 로맨스가 아니면 어때! 내가 이런 걸 좋아해! 라고 호쾌하게 외쳐주신 분들이 많았던 것도♡

문제 많은 남자들 뿐이지만 애정을 가득 담아 썼습니다. 본의 아니게 희생된 이비에게는 심심한 애도를... 이비도 분명 정력 넘치는 잘생긴 남자들에게 둘러싸여서 행복할 거예요!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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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
COLLECTION/FREE2014. 7. 28. 11:15
"계속 접영만 하면 지겹지 않아?"

풀 가장자리에 쪼그리고 앉은 소녀가 물속에서 숨을 헐떡이는 소년에게 물었다. 긴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올린 소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 보고 있다. 눈이 부시다. 소년은 문득 생각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다른 동작은 이만큼 아름답지 않은 걸요.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못하는 거겠지."
"으윽."

아픈 곳을 지적하는 고우의 말에 레이는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가르쳐 줄까?"
"네?"
"다른 사람들 연습하는 데 방해될까봐 다시 가르쳐 달라고 못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내가 알려준다고."
"어, 하지만..."

레이는 망설이며 말했다.

"고우씨는 수영 잘 하십니까?"
"응, 적어도 레이군보다는."
"크윽."

연달아 타격을 입은 레이는 한참이 지나도록 회생하지 못했다. 

"기왕 이렇게 아름다운 날씬데 하늘을 보면서 수영하고 싶지 않아?"

레이는 고우의 시선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흰 구름이 떠다니는 푸른 여름 하늘. 확실히 수영장 바닥만 쳐다보기에는 아까운 날씨였다.

"부탁드립니다." 
"응!"

자신만만하게 웃는 소녀의 모습에 소년은 작은 기대를 품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그 기대가 무너졌다.

"이게 뭡니까?"
"풀부이. 처음 봐?"

땅콩 모양의 스트리폼을 보고 레이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걸 가지고 어떻게 하라고? 평범한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음에도 그 미모가 빛을 잃지 않은 소녀가 수경을 쓰고는 시범을 보였다.

"이렇게 다리 사이에 끼우고."

허벅지 사이에 풀부이 중앙에 좁아지는 부분을 끼운 고우가 뒤로 몸을 젖혔다. 다리를 딱 붙여서 움직이지 않은 채, 팔동작 만으로 슥슥 물을 헤치고 나가는 그녀의 모습에 레이는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알겠지? 이렇게 해서 왕복 50번."
"50번이요?!"

자기 할일은 다했다는 듯, 풀 밖으로 나가버리는 고우의 뒷모습을 보며 레이는 입을 벌렸다.

"하지만 수영을 가르쳐주는 게..."
"레이군의 문제는 수영하는 법을 모르는게 아니라, 팔이랑 다리 동작이 서로 맞지 않아서 그래. 그러니까 하나하나가 완전히 몸에 익어서 신경 안 써도 될까지 연습하는 수밖에 없댔어."

똑부러지게 고우의 말은 레이가 듣기에도 신빙성 있어보였다. 레이는 까마득한 풀 반대편을 보았다. 그리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날 고우는 레이가 지쳐나가 떨어질 때까지 스파르타 훈련을 계속했다. 그는 더이상 밝은 하늘을 보는게 기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슬슬 제대로 된 동작을 해도 되지 않을까요?"
"응?"

고우와의 훈련을 시작한지 겨우 이틀째지만, 레이는 지쳐있었다. 워낙 몸이 잘 다져져서 체력은 쉽사리 바닥나지 않았지만, 한 동작만 하게 되면 속도도 잘 나지 않고 무엇보다 보조 기구에 의지해야만 하는 게 그의 미의식에 반했다. 

"우움, 일주일은 해야한다고 했는데..."

고우는 망설이면서도 오케이 사인을 내렸다. 그에 자신감을 얻어 물을 박차고 나간 레이는 전보다 더 멀리 나가는가 싶더니- 다시 천천히 물 아래로 가라앉았다. 고우는 불쌍하다는 듯 기침하며 물을 토하는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이번에는 내가 잡아줄게."

평영 자세를 취한 레이의 손을 고우가 잡았다. 여자와 단둘이서 수영하는 이 상황에 두근거릴 법도 하건만, 레이의 눈은 수영을 배운다는 기쁨에 더 젖어있는 듯 했다. 

"그래도 레이군 자세 많이 좋아진 것 같아. 전보다 훨씬 더 많이 나갔고."
"저한테 걸리면 이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진짜? 그럼 손 놔도 돼?"
"죄송합니다!"

금새 꼬리를 마는 레이의 모습에 고우는 작게 키득거렸다. 부드러운 웃음소리에 레이는 그제야 상대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맞닿은 손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날 레이는 연습이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연습을 계속한지 일주일. 레이는 당당하게 다이빙대에 섰다. 온 수영부 멤버가 손을 쥐고 그의 모습을 긴장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풍덩!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물에 들어간 그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다시 수면 위로 나왔다. 빠질듯 말듯, 위태위태하게 올라왔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던 그가 점점 안정적으로 물살을 헤치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부원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이윽고 반대편 벽을 치고 배영으로 자세를 바꾼 그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느리게 구름이 흘러가는 게 보였다. 가슴벅찬 광경이라고 그는 낮간지럽게 생각했다.

이윽고 레인의 끝을 알리는 깃발대가 보이자 레이는 속도를 줄이고 뒤로 손을 뻗었다. 벽에 손이 닿아 그는 수경을 벗고 자신에게 달려온 사람들을 보았다. 흐린 시야 사이로 유독 밝게 웃고 있는 소녀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진심을 담아 마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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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
COLLECTION/FREE2014. 7. 28. 11:11
탁, 쾅. 신발을 벗고 현관에 들어선 린은 미간을 좁혔다. 일본에 있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코빼기도 안 비칠 수가 있냐고, 이번 주말에 꼭 집에 오라고한건 그의 모친이건만, 불도 켜지지 않은 거실은 조용하기만 했다. 간간히 들리는 에어콘 돌아가는 소리가 아니었다면 집에 누가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설마 에어콘을 켜놓은 채로 밖에 나간 것은 아니겠지. 린은 인상을 한층 더 찌푸렸다. 일단 짐부터 내려놓자는 생각에 그의 방으로 향했다. 습관대로 침대 위에 가방을 던져두려던 그는 손을 허공에 멈췄다. 

얇은 홑이불을 다리사이에 끼우고 그의 침대 위에 잠이 든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의 동생이었다. 색색 세상 모르고 잠든 동생의 모습에 린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녀석은 왜 내방에서 자고 있는 거야?

"고우, 일어나."
"우으응."
"네 방으로 가서 자라고."
"으응?"

천천히 눈을 깜빡이던 고우가 손으로 눈을 비비더니 아직 잠이 덜 깬 눈으로 그를 보며 베시시 웃었다.

"아, 오빠다. 오빠 어서와-"
"어서와, 가 아니라 너 왜 남의 침대에서 자는거야?"
"그치만 푹신하고-"
 
몸을 일으키는가 싶었던 고우가 다시 풀썩 침대 위에 엎어졌다. 그리고 베개 위에 얼굴을 묻더니 실실 웃었다. 
 
"오빠 냄새 나고-"
"넌 그런 부끄러운 소릴 잘도..."

영 일어날 기색이 없는 고우를 보며 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털부덕 책상 의자에 주저앉은 그는 시선이 자꾸만 그녀의 다리로 향하는 걸 의식하지 않으려 애썼다. 안그래도 짧은 핫팬츠가 몸을 뒤척이는 사이 말려 올라가 엉덩이를 가린다는 옷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했다. 희고 부드러운 곡선이 바지 아래로 설핏 드러났다. 린은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대체 요즘에는 왜 저런 옷이 유행해서! 저꼴로 밖에 나가 다른 남자들의 눈요기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면 치가 떨렸다.

"너 설마 그런 옷차림으로 밖에 나가는 건..."
"있지, 오빠."

갑자기 고우가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린은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왜?"
"이리 와봐."
"뭐?"
"얼르은!"

손을 까딱까딱하며 가까이 올 것을 종용하는 고우의 모습에 린은 몇번째일지 모를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 옆 바닥에 앉아 고우의 얼굴을 마주봤다. 아직도 꿈결에 젖은 고우가 마치 큰 비밀이라도 말하듯 손을 모으고 그의 귓가에 속닥댔다.

'난 말야, 세상에서 오빠가 제일 좋아!'

그러고는 부끄럽다는 듯, 꺅! 하고 소리를 내며 이불 밑에 숨은 고우는 이내 다시 잠이 든듯 했다. 다시 일정해진 숨소리에 얼굴이 이이상 붉어질 수 없을 정도로 붉어졌던 린은 그녀의 머리쯤을 큰 손으로 쓸었다.

"알아, 이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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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
COLLECTION/FREE2014. 7. 22. 18:36

이번 여름도 무던히 덥다고 손가리개로 눈을 찌르는 햇살을 피하며 고우는 생각했다. 이제 수험이 일년도 채 남지 않아 선배들이 아침 연습 후에 먼저 가버리고 학교 풀장에 남아있는 건 2학년들 뿐이었다. 아니, 둘이서 수영했더니 배고프다며 군것질거리를 사러갔으니 지금 혼자 뒷정리하는 그녀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풀장을 힐끔 쳐다보자 하얗게 반짝이는 푸른 수면이 그녀를 유혹했다. 수영복이라도 가져왔더라면 좋을텐데. 고우는 자신의 티셔츠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대로 물에 들어갔다간 바로 비치겠지. 살짝 발만 담그자며 고우는 슬리퍼를 벗어 한 손에 들었다. 햇볕에 잘 달궈진 타일 바닥이 발바닥을 간질었다.

"와, 시원해!"

 고우는 물에 발을 담그고 발장구를 치며 감탄했다. 물에 아예 들어가는 것보다야 못하겠지만, 목덜미를 타고 내리던 땀이 멈춘 것만으로도 훨씬 버틸만했다.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눈을 감아도 밝았던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졌다. 의아해서 눈을 뜨기도 전에 몸이 붕뜨는 기분이 들었다. 첨벙! 몸에 강한 충격이 느껴지더니 위아래 구분도 못하는 그녀의 입안으로 물이 밀려들어왔다. 깜짝 놀라 허우적 대던 고우는 자신의 팔을 잡아오는 손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크지는 않지만 단단한 몸에 기대어서야 겨우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나기사! 너어, 너! 코에 물들어갔잖아! 에취!"
"아하하!"
"아하하, 가 아니잖아. 바보 나기사!"
 
시끈거리는 코를 꾹쥐며 고우는 잔뜩 울상을 지었다. 난데없이 물에 빠져 엉결겁에 수영장 물을 반은 들이킨 것 같았다. 방금전까지만해도 하늘을 찌르던 기분이 뚝 떨어졌다. 그런데 상대는 얄밉게 웃기만 하고! 나기사를 노려보며 고우는 그의 가슴을 밀었다. 보기보다 더 단단한 근육이 손 아래 맥동하자 가슴이 살짝 두근거렸다. 그러나 상대는 그리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팔안에 붙잡혀 풀장 벽에 밀쳐진 고우는 불안하게 나기사를 올려다보았다.

"있지, 고우짱."
"왜, 왜?"
"이래서는 못 나가겠네?" 

고우는 나기사의 시선을 따라 자신을 내려다보았다. 얇은 면티 아래로 체크 무늬 속옷이 노골적으로 비치고 있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끼며 고우는 양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너 왜 이래?"
"글쎄, 내가 왜 이런다고 생각해?"
 
나기사가 의뭉스레 대답했다. 그의 미소는 장난기 넘치는 소년의 것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탐나는 먹잇감을 눈 앞에 둔 남자의 것이기도 했다. 고우의 심장소리가 귓가에 들릴 정도로 크게 뛰었다. 
 
"긴장했어?"
"누, 누가 긴장했다고!"
"흐응..."
 
나기사의 손등이 고우의 귀 밑부터 아래로 천천히 쓸었다. 물기에 젖은 살결이 부드럽게 쓸려 내려갔다. 고우는 차마 그만하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입만 달싹이며 그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고동이 빨라져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고우는 더는 그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눈을 꽉 감고 말았다. 
 
"..."
"관둘래!"
"...어?"

갑자기 얼굴에 닿던 숨결이 사라지자 고우는 얼빠진 소리를 뱉었다. 고우의 양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어 들어올린 나기사가 풀 가장자리에 그녀를 앉히고, 따라서 풀 밖으로 나왔다. 그는 바닥에 던져둔 가방에서 여름 점퍼를 찾아 그녀의 머리 위로 던졌다. 
 
"그거 위에 입어. 날씨가 좋아서 옷은 금방 마를 거야."
  
다시 순수한 소년의 얼굴로 돌아온 그가 태양을 등지고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미소로 말했다.
 
"가자. 집에 데려다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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